제넨셀 조서 열어보니, 민주당 이름 줄줄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신약 로비’ 의혹 수사가 단순히 김 후보자 개인의 민원 전달 여부에 그치지 않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제넨셀의 접촉 전반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11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제넨셀 강세찬 대표의 피의자신문조서에는 검찰이 강 대표를 상대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현장 방문, 전혜숙·신현영·이광재 전 의원과의 접촉, 오영훈 전 의원에 대한 정치후원금, 김 후보자 후원금 송금 시도 등을 두루 확인한 내용이 담겼다.이 사건은 2022년 11월 공익 제보로 시작됐다. 검찰은 이듬해 1월 제넨셀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당초 의혹의 중심에는 김 후보자가 제넨셀 측 민원을 식약처에 전달했는지 여부가 있었지만, 조서상 검찰의 질문은 정치권 접촉 경로 전반으로 넓게 이어졌다.검찰은 먼저 2021년 이낙연 전 대표가 제넨셀의 담팔수 재배단지를 방문한 배경을 물었다. 제넨셀이 인도 임상시험 관련 보도자료를 낸 뒤 이 전 대표가 현장을 찾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나타낸 자료가 강 대표 휴대전화에서 확인됐다는 취지였다. 강 대표는 이 전 대표 측 보좌진으로부터 방문 가능 여부와 간단한 설명자료 요청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이어 검찰은 제넨셀 측이 전혜숙·신현영·이광재 전 의원 등과 접촉한 이유도 확인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포럼에 참여하던 의원들을 식약처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청탁이나 로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전혜숙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질문이 더 구체적이었다. 검찰은 강 대표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자료를 전 전 의원에게 보낸 경위와 국책사업 지원을 요청했는지를 반복해 물었다. 또 강 대표와 브로커 양모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가운데 총리실과 국책과제를 언급한 대목을 제시하며 실제 정부 부처 접촉이 있었는지도 따졌다.오영훈 전 의원에 대한 정치후원금도 수사 대상이었다. 검찰은 강 대표가 양씨에게 정치자금 입금과 오 전 의원을 언급한 대화를 제시했다. 강 대표는 2022년 초 자신의 이름으로 오 전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오 전 의원 외 다른 정치인에게 후원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김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보내려 한 정황도 조사됐다. 강 대표는 2021년 12월 31일 김 후보자 후원계좌로 500만 원을 이체하려 했지만 송금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에는 부탁을 한 상황에서 후원까지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실제 이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강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 초기 검찰의 관심이 정치권과 식약처 로비 여부에 집중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8월까지 여러 차례 조사받는 동안 민주당 관련 내용과 식약처 로비 여부를 계속 물었다”며 “그게 잘 안 되자 이후 조사부터 내 쪽으로 초점이 옮겨갔다”고 말했다.다만 이재명 대통령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당시 압수된 휴대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실제 등장한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질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검찰은 이후 강 대표와 브로커 양씨 사이의 자금 거래 등을 수사해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당시 정치권 접촉을 어디까지 들여다봤는지, 또 그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가 무엇인지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