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환호성' 삼성전자 14만전자 돌파
삼성전자가 또다시 대한민국 경제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열며 그야말로 역대급 실적 파티를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질주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4만 전자를 넘어 18만 전자를 향해 달려가는 분위기다.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매출 93조 원에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2.7% 늘어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무려 208.17%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였던 2018년의 기록까지 가뿐히 갈아치우며 삼성전자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이 최근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개선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비록 일부 증권사의 장밋빛 추정치였던 21조 원에는 살짝 미치지 못했으나, 20조 원 돌파라는 상징적인 수치만으로도 시장에 주는 충격은 충분했다. 이번 실적 잭팟의 일등 공신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서버에 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았다. 여기에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재편하면서 일반적인 D램 공급이 부족해진 점도 실적 상승에 불을 지폈다.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인공지능 사이클이 확장되면서 메모리가 양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그동안 업종 내에서 받았던 저평가 요인들을 해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 연산 능력을 높이는 핵심 축이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HBM뿐만 아니라 서버 D램, 모바일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전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물론 모든 분야가 다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메모리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가전이나 모바일 등 세트 사업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원화 약세라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음에도, 부품 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하지만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압도적인 수익이 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았다. 주식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40%나 급등하며 꿈의 수치였던 14만 전자를 돌파했다. 기사가 작성되는 현재 시점에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 이상 오른 14만 3,250원 선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드디어 제 자리를 찾았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앞으로의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D램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나 PC가 주력이었다면 이제는 초거대 데이터센터 투자가 수요를 이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위주의 수요 폭증은 향후 공급 부족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곧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이익 상승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심지어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30조 원, 연간 100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DB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무려 148조 원으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각각 17만 4,000원과 18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DB금융투자 서승연 연구원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성공적으로 공급할 경우 주가가 더욱 탄력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 또한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를 억눌러왔던 HBM 판매가 정상화되면서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의 부활은 우리 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반도체 호황이라는 훈풍을 타고 삼성전자가 연간 이익 100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의 오랜 기다림이 14만 전자를 넘어 18만 전자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올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