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장, 위기…상황 따라 골라 쓰는 '10조원 맞춤 대출'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속에서 묵묵히 버텨온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핵심은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소상공인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여러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발표한 내용인데, 그 규모가 자그마치 10조 원에 달한다.이번 지원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신이 금융당국이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금융위는 이 지시에 따라 11차례나 현장을 돌며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었고, 그 결과 가장 요구가 많았던 '성실상환자에 대한 보상'에 초점을 맞췄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함께 마련한 10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더드림 패키지'다. 성실하게 대출을 갚아온 소상공인이라면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최대 0.5%p 추가 인하)와 더 높은 한도로 새로운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운전자금 대출 한도는 기존 연 매출의 1/3 수준에서 100%로 대폭 늘어난다.이 10조 원은 소상공인의 상황에 따라 세 가지 맞춤형으로 지원된다.첫째, 창업 7년 이내 초기 소상공인을 위한 '창업 지원(2조 원)'이다. 사업장 마련 등 시설 투자 자금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와 기업은행의 지원을 결합해 최저 1%대 금리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둘째, 성장이 유망한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 지원(3.5조 원)'이다. 매출이 늘거나 수출, 디지털 전환 등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소상공인에게 '가치성장대출', '스케일up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날개를 달아준다.셋째,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애로 지원(4.5조 원)'이다. 매출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힘든 소상공인에게 '민생회복특례보증', '위기지원대출' 등을 통해 긴급 자금을 최고 우대 조건으로 공급한다.이뿐만이 아니다. 금융비용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줄 '금리경감 3종 세트'도 마련됐다. ▲이제 개인사업자도 온라인으로 더 싼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되고 ▲금리인하요구권 사용이 더 편리해지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730억 원의 이자 비용이 추가로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장치도 강화된다. 대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이어가는 일이 없도록, 폐업 지원 대환대출 대상을 확대하고, 폐업 시 철거비 등을 위한 저금리 대출도 새로 만든다. 또한, 연체 없이 성실했던 소상공인이라면 폐업하더라도 대출금을 당장 갚으라고 요구하지 않도록 모든 은행에 명문화하기로 했다.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현장의 숙제를 안고 계속 해답을 써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