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더위, '모형 라멘'도 못 버티고 줄행랑!
일본이 '재해' 수준의 기록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고통은 물론, 도시의 풍경마저 변형시키는 기이한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4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고마쓰시는 이날 오후 1시 34분 최고 기온 40.3도를 기록,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40도를 넘는 날을 맞았다. 5일에는 간토 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며, 군마현 기류시에서는 이미 38.2도까지 치솟았고 일본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42도까지 오를 것이라는 암울한 예보까지 나왔다.이처럼 살인적인 더위는 일상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후쿠오카 시내의 한 식당에서는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식당 앞에 진열된 음식 모형이 녹아내리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SNS에 올라온, 라멘 모형이 접시 아래로 흘러내린 사진은 조회수 28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통상 폴리염화비닐(PVC), 실리콘, 왁스 등 고온에 취약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음식 모형이 일본의 '재해 수준' 폭염 앞에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린 것이다.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은 해당 식당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다른 카페나 식당의 음식 모형들 역시 폭염으로 인해 형태를 잃고 녹아내린 사진들이 줄지어 공유되었고, 이는 일본 전역을 덮친 폭염의 위력을 생생하게 증명했다. FNN은 현재 후쿠오카의 해당 상점들이 녹아내린 모형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확인했다.일본 기상청의 발표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뒷받침한다. 지난달 전국의 평균 기온은 1991~2020년 평균 대비 2.89도 높아, 1898년 통계 작성 이래 127년 만에 가장 무더운 7월로 기록됐다. 이는 3년 연속으로 7월 평균 기온 최고치를 경신한 이례적인 상황이다. 전국 153개 기상대 중 98곳에서는 평균 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35도 이상 폭염이 기록된 누적 횟수는 4565건에 달해 일본이 전례 없는 폭염 재난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