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선택' 안세영, 부상 악화 전 '스톱' 외치고 세계선수권에 올인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 삼성생명)이 '욕심을 내려놓는' 지혜로운 선택으로 잠시 숨을 고른다. 지난 28일 중국오픈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는 비록 우승 메달 없이 돌아왔지만, "지금의 재정비 시간이 헛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며 한층 성숙해진 면모를 보였다.안세영은 중국오픈 준결승에서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기권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다. 2024년 1월 인도오픈 이후 1년 6개월 만의 경기 도중 포기였다. 그러나 그는 "무릎이 계속 좋지 않다고 느끼긴 했다. 피로 누적으로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다"고 솔직히 인정하며, "심각한 정도까지 가지 않으려고 기권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처럼 큰 부상은 아니다. 그때보다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이번 중국오픈 우승은 안세영에게 '한 해 슈퍼 1000 시리즈 전 대회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안겨줄 기회였다. 이미 말레이시아, 전영, 인도네시아 오픈을 석권하며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많은 분이 기대해주시고, 나도 기대가 컸다. 몸 상태와 경기력이 매우 좋았기에 당연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는 그의 고백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의연하게 미래를 기약했다.안세영은 귀국 후 국내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재활 및 훈련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그는 "재정비하는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파리는 그에게 1년 전 올림픽 챔피언에 올랐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기에 더욱 특별하다.안세영은 "이전보다 훨씬 홀가분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달라진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과거 승리와 결과에만 얽매였다면, 이제는 자신의 플레이 자체와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선보이는 것에 더 큰 설렘을 느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부상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명확히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하면서 템포와 운영이 일정하지 못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더욱 완벽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안세영은 부상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수비형을 넘어선 한층 더 완성도 높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강하고 현명한 선수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