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 '악몽의 시나리오'... 곽도규 시즌아웃, 조상우 부진, 황동하 실종
KIA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5월 중순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6월부터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백업 선수들이 적응하면서 팀 전체가 탄력을 받았고, 마운드도 어느 정도 정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는 곽도규의 팔꿈치 수술로 공백이 생겼으나, 전상현의 부활과 필승조의 활약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이범호 감독이 가장 아쉬워했던 선수는 바로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우완 투수 황동하(23)였다. 지난해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서 로테이션을 효과적으로 메우며 KIA 통합 우승의 숨은 공신으로 평가받았던 황동하는 올 시즌 초반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었던 그였다.황동하는 5월 8일 원정 숙소 근처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던 차량과 부딪히는 불운한 사고를 당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쳐 6주간 보조기를 착용해야 했다. 이 감독은 선수의 불운을 안타까워했는데, 경기장 내 부상이 아니다 보니 부상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채 등록일수만 소모되는 상황이 선수에게 큰 손해였기 때문이다.당초 후반기 복귀를 기대했던 황동하를 이 감독은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선발 요원이지만 짧은 이닝에서도 구위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황동하가 7~8월 지친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곽도규는 시즌아웃으로 계획에서 제외됐지만,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황동하는 후반기 전력 구상에 포함되어 있었다.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무산되고 있다. 황동하는 여전히 실전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허리 부위는 회복됐지만, 투구에 민감한 부위인 만큼 그동안 쌓아온 컨디션을 모두 잃었다.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으며, 정상적인 투구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제는 시즌 내 1군 복귀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올 시즌 100% 투구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더 이상 KIA 관계자들은 황동하를 올 시즌 전력으로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다.KIA는 올 시즌 초 세웠던 불펜 구상이 거의 무너진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장현식이 FA로 팀을 떠났지만 조상우를 영입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즌 시작부터 제1 좌완 셋업맨 곽도규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됐고, 조상우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으며, 황동하는 부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불펜 투수들의 성적도 대부분 하락했고, 최근에는 마무리 정해영까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불펜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선수는 성영탁 정도뿐인 실정이다.이러한 상황에서 KIA는 당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소수의 투수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들마저 체력적 부담으로 경기력이 떨어질 때 대안을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 투수들의 분전과 확실한 필승조 운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