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p?’ 트럼프, 필리핀 상대 관세 협상에 생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필리핀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며, 필리핀에 대해 19%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름다운 방문이었다. 우리는 필리핀이 미국에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는 무역협정을 맺었다”며 “필리핀은 앞으로 19%의 관세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이번에 결정된 19%의 관세율은 당초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명시한 20%에서 1%포인트 낮춘 수치다. 미국이 필리핀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은 인도네시아와 동일한 수준이며, 베트남에 적용되는 20%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이 필리핀에 예고했던 1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상대하기 힘든 협상가”라고 평가하며, 그를 만난 것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최근 여러 차례 훌륭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해, 양국 간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무역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양국 경제에 미칠 정확한 영향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필리핀 언론 ‘인콰이어러’와 ‘ABS-CBN 뉴스’ 등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을 인용해, 필리핀이 자동차 시장을 미국에 개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산 상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은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만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산 콩과 밀, 의약품 수입이 증가해 약값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지만, 이들 품목에 대한 무관세 여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이 이번에 관세율을 1%포인트 낮춘 것에 대해 “매우 작은 양보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협상 결과가 필리핀에 손해가 되느냐는 질문에 “협상은 원래 그렇게 진행된다”고 답했다. 이어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 관세율은 20%였으며, 17%에서 20%로 인상된 이유는 미국 정부 내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고 관세율을 1%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또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중 간 관계에 관한 질문에 “우리의 외교 정책은 독립적이기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는 항상 미국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필리핀이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며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아마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중 관계에 있어서도 일정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이번 필리핀과의 무역합의는 미·필리핀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관세율 조정과 무역 시장 개방으로 인해 필리핀 내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고, 양국 간 군사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세부 내용과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앞으로 추가로 밝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