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UN 연설대서 '민주주의 복귀' 선언 예고…북한 향해 던질 메시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이번 3박 5일간의 순방은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현 정부의 외교 안보 비전을 제시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이 불발된 가운데, 경제 및 다자외교에 집중하는 실리적 행보가 두드러진다.이 대통령은 현지 시간 22일 뉴욕에 도착하는 즉시 외교 일정에 돌입한다.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한국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 매력을 직접 설명한다. 이어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의회 외교의 기반을 다진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대미 외교의 스펙트럼을 행정부뿐만 아니라 의회까지 넓히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순방의 하이라이트는 23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핵심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의 회복을 강조하며 '민주 대한민국'의 화려한 복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한반도 정책 구상을 밝히고, 북한을 향해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24일에는 한국 정상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는다. 이는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이 대통령은 이 회의를 통해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할 계획이다. 25일에는 월가의 핵심 금융인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을 직접 주관한다. 고금리·고물가 등 복합 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함을 알리고,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 방점을 찍는 일정이다.한편, 이번 순방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결국 열리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대통령실은 약식회담이나 짧은 조우 가능성에도 선을 그으며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는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예정된 만큼, 이번 뉴욕 방문에서 무리하게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양국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나 숨 고르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지만, 대통령실은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 실리를 극대화하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정상과도 연쇄적으로 양자회담을 갖고 다자외교의 지평을 넓힌 뒤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