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가 예측한 '이 암 퇴치' D-DAY...하지만 '이것' 안 하면 무용지물
여성 건강의 오랜 위협이었던 자궁경부암이 우리나라에서 2044년경에는 사실상 퇴치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는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국내 여성 약 2,600만 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의 자궁경부암 발생 추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로, 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신뢰성을 더했다. 여기서 말하는 '퇴치'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으로, 연간 자궁경부암 발생 환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4명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더 이상 자궁경부암이 주요 공중보건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뜻한다.지난 20년간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과의 싸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국가적인 예방 및 검진 사업의 영향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8.8명에서 12.3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의 중심에는 현재 시행 중인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과 예방접종 사업이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선별검사로 제공하고 있으며, 그 수검률은 51.5% 수준이다. 이와 함께 암 발생의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막기 위한 백신 접종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12세 여아 대상 접종률은 약 74%에 달한다. 이 두 가지 핵심 전략이 맞물려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온 것이다.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의 예방 및 검진 전략을 한층 더 고도화할 경우 자궁경부암 퇴치 시점을 최대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바로 '검사 방법의 전환'과 '참여율 향상'이다. 연구팀은 현재의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보다 민감도가 높은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로 전환하고, 현재 51.5%에 머물러 있는 수검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동시에, 백신 접종률 역시 현재의 74%에서 90%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면, 2044년으로 예측되었던 퇴치 시점은 2030년대 초중반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 시뮬레이션 결과의 결론이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예방과 검진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암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미래를 더 빨리 맞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자궁경부암 퇴치라는 목표 달성의 열쇠는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건강 관리 참여에 달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