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안세영 시대, 배드민턴 협회는 ‘셧아웃’ 위기?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21)이 요넥스와 4년 100억 원 규모의 개인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배드민턴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서승재, 김원호(요넥스), 이소희, 백하나(빅터)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 후원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안세영이 대표팀 운영 문제와 개인 후원 허용을 강하게 주장한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요구에 따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규정을 개정하며 가능해졌다.그러나 개인 후원 허용은 협회 재정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기존 공식 스폰서였던 요넥스가 협회 후원 규모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연간 최대 40억 원과 용품 10억 원을 지원하던 요넥스는 개인 후원 허용 이후 협회 후원액을 50% 삭감했다. 요넥스 본사는 연간 6억 원만 지원하려 했으나, 요넥스코리아의 중재로 50% 감축 선에서 합의됐다.이로 인해 협회는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후원액 감소는 성인 및 주니어 대표팀의 국제 대회 파견 기회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유망주 경쟁력 저하와 국가대표 명맥 단절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동문 협회장은 개인 후원 허용 발표를 미루면서까지 요넥스와의 후원액 협상에 집중했으나, 협회 재정난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문체부는 지난해 유인촌 장관이 국고 보조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정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협회는 ‘2025~2026 전략 종목 육성 사업’으로 2년간 20억 원을 지원받지만, 연간 10억~15억 원의 재정 부족이 예상된다. 이에 문체부가 안세영의 발언이 이슈화되자 생색만 내고, 실제 문제 해결은 협회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협회가 개인 후원을 금지하고 방만하게 운영했던 ‘원죄’도 함께 지적된다.협회는 줄어든 예산 속에서도 살림을 꾸려갈 계획이다. 주요 국제 대회 출전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문체부 지원을 통해 유망주들도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협회는 소속팀 지원을 통한 대회 출전, 한국 배드민턴 프로화 추진, 태스크포스팀을 통한 신규 스폰서 확보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며 재정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한국 배드민턴이 개인 후원 허용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지만, 협회의 재정 악화와 정부 지원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선수와 협회 모두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