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칸 홀린 '군체' 7분 기립박수… 연상호의 귀환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밤은 한국 영화의 열기로 가득 찼다.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야심작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을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뤼미에르 대극장을 뒤흔들었다.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주변은 한국어 피켓을 든 현지 팬들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부산행'을 통해 K-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연상호 감독의 네 번째 칸 입성이라는 점에서 현지 관객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이날 레드카펫에는 연상호 감독을 필두로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 주연 배우들이 총출동해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상영 전부터 극장 안팎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으며, 20년 넘게 한국 영화를 추종해온 골수팬들부터 연상호식 서스펜스를 기다려온 평단까지 한자리에 모여 장관을 연출했다. 영화의 타이틀이 스크린에 오르기도 전에 터져 나온 박수는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영화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폐쇄된 건물 내부에 고립된 이들의 사투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단순히 생존을 위한 투쟁에 그치지 않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추악한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123분이라는 상영 시간 동안 관객들을 숨 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 폐쇄형 구조는 연상호 감독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더욱 밀도 있게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상영이 끝난 후 객석에서는 약 7분 동안 끊이지 않는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관객들의 열띤 성원에 연상호 감독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꿈의 무대인 칸에서 다시 한번 작품을 선보이게 된 영광을 전했다. 현지 관객들은 '부산행'의 긴장감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깊어진 철학적 질문과 뛰어난 완성도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극한 상황 속에서 타인을 배제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을 다룬 연상호식 윤리적 메시지가 큰 공감을 얻었다.

연상호 감독에게 이번 초청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2012년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시작으로 '부산행', '반도'에 이어 벌써 네 번째 칸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장르 영화의 정수로 꼽히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며 명실상부한 '칸의 총아'임을 입증했다. 외신들은 그가 좀비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꿰뚫어 보는 독보적인 연출력을 가졌다고 평가하며 신작 '군체'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올해 칸 영화제는 '군체' 외에도 나홍진 감독의 '호프', 정주리 감독의 '도라'가 초청되는 등 한국 영화의 풍년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으며 한국 영화계의 국제적 위상은 정점에 달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한복판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군체'가 칸에서의 호평을 발판 삼아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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