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의 세계화를 이끌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작품 ‘마리 퀴리’가 오는 7월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다시 만난다. 제작사 라이브㈜는 12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 새로운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이번 시즌의 귀환을 예고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실존 인물인 노벨상 수상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모티브로 한 창작 작품이다. 그녀가 발견한 방사성 원소 라듐을 통해 노벨상이라는 영예를 얻지만, 이 라듐이 인체에 미치는 치명적 위험성을 뒤늦게 깨닫고 겪는 고뇌와 갈등, 이를 극복하며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과학자로서의 위대한 발견과 함께, 여성 과학자이자 이민자로서 마주한 차별과 편견을 딛고 세계와 맞선 인간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학과 인류애의 가치를 전하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

 

이번에 공개된 공식 포스터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마리 퀴리의 뒷모습이 중심에 배치되었고, 그녀가 바라보는 플라스크는 신비로운 초록빛을 발산하고 있다. 빛과 어둠의 극적인 대비는 그녀의 발견이 가져온 영광과 그 이면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이번 포스터는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레베카 피트가 작업을 맡았다. 그는 ‘아멜리에’, ‘식스’, ‘틱틱붐’ 등 여러 유명 웨스트엔드 작품의 포스터를 디자인한 바 있으며, 이번 ‘마리 퀴리’ 포스터에서도 작품의 세계적 감성과 깊이를 세련되게 담아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0년 국내 초연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초연 이듬해 열린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대상, 프로듀서상, 극본상, 작곡상,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휩쓸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입증했다. 이후에도 국내 무대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하며 성과를 거뒀다.

 

2022년에는 마리 퀴리의 고국 폴란드에서 한국 오리지널 팀이 직접 무대에 오른 특별 갈라 콘서트가 개최됐고, 공연 실황도 현지에서 상영되었다. 같은 해 ‘바르샤바 뮤직 가든스 페스티벌’에서는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하며 현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23년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이 이루어졌으며, 일본 유명 뮤지컬 배우 마나키 레이카가 주연을 맡아 현지 무대에 오르며 관심을 끌었다. 레이카는 해당 공연으로 ‘제31회 요미우리 연극대상 상반기 여배우 베스트5’에 선정되며 작품의 흥행성과 예술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해외 무대에서의 성과는 단순한 투어나 일회성 공연을 넘어, ‘마리 퀴리’가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임을 확인시켰다. 특히 2023년 하반기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에 의해 장기 공연이 이루어졌다.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영어 버전의 공연은 영국의 공연 시상식 ‘더 오피스 어워즈(The Offies Awards)’에서 신작 뮤지컬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현지 언론과 관객의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그 해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뮤지컬 페스티벌 ‘웨스트엔드 라이브(West End LIVE)’ 무대에 공식 초청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마리 퀴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K-뮤지컬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마리 퀴리’는 이제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오는 7월 25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네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리며 관객과 재회할 예정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더욱 단단해진 서사와 무대 연출, 배우들의 깊어진 감정이 담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가진 고유의 감성과 서사가 어떻게 또 한 번의 감동을 만들어낼지, 관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