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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만난 KT, 허훈 놓쳤다… 형제 파워에 무너진 협상

 남자프로농구(KBL) FA 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힌 허훈(30)이 부산 KCC로 전격 이적했다. 원소속팀 수원 KT 소닉붐은 허훈을 붙잡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허훈은 형 허웅(32)과 함께 부산 KCC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부산 KCC는 28일 공식 발표를 통해 "허훈과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8억 원(연봉 6억 5,000만 원·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에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허훈은 형 허웅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T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27일까지도 허훈과 직접 만나며 협상을 진행했다. 무려 6번이나 만났고, 28일 오후 3시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그런데 만남 15분 전인 오후 2시 45분에 KCC의 영입 발표 보도자료가 나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이적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KT는 허훈을 팀에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허훈을 무조건 잡겠다는 목표로 협상에 임했다. 선수와의 금액 차이도 점차 좁혀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금액 문제가 아니라 형 허웅이 있는 KCC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훈은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의 상징적인 선수였다. 그의 이탈은 KT에 큰 전력 손실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는 빠르게 대체자를 영입하며 전력을 재정비했다. KT는 서울 SK 나이츠 출신의 베테랑 가드 김선형(36)을 영입하며 허훈의 빈자리를 메웠다. 김선형은 계약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의 조건으로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KT는 내부 FA 한희원(32)과 계약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3억 5,000만 원에 재계약하며 전력 유지를 꾀했다. 외부 FA 정창영과도 계약기간 2년, 첫해 보수 총액 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팀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허훈의 이적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KCC는 허훈과 허웅 형제를 동시에 보유하며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반면, KT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충격 속에서도 빠르게 새로운 전력을 갖추며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허훈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형제의 재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있는 반면, KT 팬들은 허훈의 이적 과정과 팀을 떠난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허훈의 합류로 부산 KCC가 어떤 성과를 낼지, 그리고 허훈의 빈자리를 메운 KT가 새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농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