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시사
충북 컷오프 뒤집힌 날, 대구는 더 큰 폭풍 전야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회가 주도한 '혁신 공천'이 법원의 제동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법원이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공천 작업은 절차적 정당성마저 잃고 대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공교롭게도 공관위가 해산한 당일 나온 법원의 결정은 국민의힘 지방선거 전략 전체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법원은 공관위의 결정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당규를 위반하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중대한 흠결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현역 지사를 컷오프하고 곧바로 추가 공모를 진행한 절차는 정당 내부의 자율성 범위를 넘어선 위법 행위로 판단했다. 이는 이정현 공관위의 공천이 명분이 아닌 독단에 기댔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법원이 쐐기를 박은 셈이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충북지사 경선은 즉시 중단됐다. 추가 공모를 통해 후보가 된 김수민 전 의원은 자격을 잃고 출마를 접어야 했고, 경선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미 공관위 결정에 반발해 다른 유력 예비후보들이 사퇴한 상황이라, 국민의힘은 후보조차 제대로 추리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공천 시계가 사실상 멈춰버린 것이다.
충북의 혼란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 큰 뇌관은 대구에 남아있다. 같은 재판부가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리하고 있어, 충북과 동일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만약 대구마저 컷오프 결정이 무효화된다면, 공천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되고 8명의 후보가 뒤엉키는 전례 없는 경선이 불가피해진다.

당 지도부는 법원 결정에 "정당 공천 개입"이라며 즉시 항고 방침을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당장 공천 업무를 재개할 새로운 공관위 구성이 시급하지만, 누가 이 가시밭길을 자처할지 미지수다. 리더십 공백과 법적 분쟁이 동시에 터지면서 사태 수습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이정현 공관위의 해산과 법원의 연이은 제동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일정은 전면적인 차질을 빚게 됐다. 새 공관위가 출범하더라도 원점에서 공천 심사를 다시 시작해야 해 최종 후보 선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텃밭'에서조차 공천 내홍으로 자멸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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